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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은 안 돼도 책은 OK? 엄마의 편파적 소비

이즈마블 2025.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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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에잇 포켓(8 Pockets)’ 세대라고 불린다. 부모뿐만 아니라 조부모, 삼촌, 이모, 고모 등 여러 명의 어른들에게서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그래서일까? 우리 아이는 내가 직접 옷이나 장난감을 사준 일이 거의 없다. 아이가 태어난 후 내가 사준 것이라면 애착인형, 실내복, 그리고 한복 정도가 전부다.

그렇다고 아이가 장난감이 없는 건 아니다. 여기저기서 선물로 받기도 했고, 자연스럽게 필요한 것들은 채워졌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장난감이 가득한 곳에 가도 나에게 "사달라"라고 조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냥 구경만 할 거야"라고 스스로 다짐하듯 말한다.

쉽게 사주지 않는 육아, 그 선택이 옳았을까?

육아에서 ‘하지 않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스마트폰을 주지 않는 것'이 대표적이고, 그다음으로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쉽게 사주지 않는 것’이다. 특히 장난감은 더욱 그랬다.

대신 우리 집에는 책이 많다. 주변에서 받은 책도 많고, 내가 책을 사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의 책도 함께 사게 된다. 장난감을 사주는 것에는 인색했지만, 책을 사는 데에는 유독 후했다.

편파적 소비 - 장난감은 NO
편파적 소비 - 장난감은 NO

책 앞에서는 무너지는 엄마의 원칙

얼마 전, 아이와 함께 하원하는 길에 서점에 들렀다. 아이는 구경만 하겠다고 했지만, 집에서 읽던 시리즈 책을 찾아 서서 읽기 시작했다. 한참을 집중해서 보길래 "이 책 사서 집에서 읽자"라고 했더니 아이가 되묻는다.

"이거 사도 돼?"

책을 사는 일이 너무 당연해서 의식하지 못했는데,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그는 시원하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가 책 사는 것에는 후해."

순간 깨달았다. 나는 장난감을 사주지 않는 엄격한 엄마지만, 책에 대해서는 정반대였다. 엄마가 먼저 "이거 사자!"라고 말하는 상황에 아이는 당황했고, 남편은 웃음이 난 것이다.

편파적 소비 - 책은 OK
편파적 소비 - 책은 OK

장난감 vs. 책, 같은 공간 다른 취급

생각해 보면 장난감과 책은 집에서 차지하는 공간이 비슷하다. 하지만 나는 장난감 틈에 쌓이는 먼지는 싫어하면서, 책에는 먼지조차 쌓이지 않도록 관리했다. 게다 지난 주말, 남편에게 "장난감 너무 쉽게 사주지 마"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이에게 장난감보다 책을 더 가까운 친구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 바람이 너무 훅 드러난 걸까?

책을 사서 집에 와 읽고 있는 아이를 보며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참 편파적인 엄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중요한 건 균형 잡힌 소비

장난감이든 책이든,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소비일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는 것도 좋지만, 아이가 원하는 것을 적절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로서 나는 오늘도 배운다. 그리고 아이의 작은 말 한마디에서 나의 육아 방식과 가치관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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